2015.06.12 음악
2015.06.12
SONY A7ii
Brugge (브뤼헤)
정형화된 전형적 복지 국가의 모습을 지닌 네덜란드를 지나
허름하고 오래된, 마치 중세시대에 온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벨기에에 도착하였다.
벨기에 서쪽 끝, 중세의 향기를 잔뜩 머금은 도시.
상상 속 유럽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마을.
Brugge
작고 소박한 골목 하나 하나가 그리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 마을은
지도 없이, 계획 없이 그저 이곳저곳 발 닿는 대로 떠도는 나에게
생각지도 못한 놀라움과 설렘, 그리고 아름다움을 선사하였다.
그렇게 한시간, 두시간
거리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정처 없이 브뤼헤를 거닐다
길 건너에서 아코디언을 부는 할아버지를 보았다.
카메라를 들고있는 내가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고 있으니
돈을 내지 않으면 연주를 하지 않겠다는 듯
연주를 멈추고 작은 통을 가리켰다.
나는 잠시 그 할아버지를 바라보다
길을 건너 그 통에 동전 몇 개를 넣었다.
할아버지는 내가 넣은 동전의 액수를 확인하더니
좋은 사람이라는 칭찬과 함께 만개한 미소를 머금고 연주를 이어가셨다.
나는 그 할아버지의 연주를 잠시 들으며
이 할아버지에게 음악이란 무엇일까 생각에 잠겼다.
단순한 돈벌이, 아니면 고마운 친구
또는 그저 자신.
만약 그의 음악이 그저 단순한 돈벌이라면
할아버지는 자신의 연주가 이 거리의 활력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누군가의 값진 추억이 된다는 놀라움을 느끼고 있을까.
돈벌이를 욕하는 것이 아니다.
그를 돈에 눈먼 연주자라 치부하는 것 또한 아니다.
길거리에 앉아 연주하는 것을 비웃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만약 돈벌이가 나의 눈을 가려온다면,
내게 주어진 오늘을 사랑하지 못한다면,
이토록 놀라운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세상을 볼 수 없을 거라는 그런 느낌이
문뜩 나에게 들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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