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 McCartney Live in Seoul [폴 매카트니 내한공연] 후기
2015년 5월 2일
잠실벌을 뜨겁게 달군 할아버지께서 오셨다.
바로 'Paul McCartney'
62년 비틀즈 데뷔 이후로 무려 53년만의 내한
비록 그때의 혈기 왕성한 폴은 아니지만
나이를 무색하게하는 화려한 무대로
스스로 왜 전설인지 우리에게 몸소 보여주었다.
- 두팔벌려 환영하는 폴 할아버지-
잠실 종합운동장은 야구경기와 맞물려 굉장히 혼잡하였다.
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우는 거물급 스타의 공연은 입구부터 스케일이 달랐다.
거대한 포스터 앞에서 마치 유럽의 어느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듯
사람들은 하나같이 두 팔 벌려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폴 매카트니 내한 티켓-
늦게 티켓팅을 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티켓을 수령하였다.
왼쪽 위는 좌석을 나타내는 색이라고 한다.
바닥에 붙어있는 색깔별 스티커가 좌석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안내해 준다.
메이어옹 내한 때는 이런 게 없었는데
종합운동장 공연의 스케일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티켓 색상이 작년과 다르다.
작년엔 주황색이었는데 올해는 초록색으로 차별화를 두었다.
올해는 무사히 공연이 진행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공연장 입구 매카트니의 디스코그래피가 전시되어 있다-
매카트니의 음악적 행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
많은 앨범이 그의 기나긴 커리어를 조금이나마 설명해준다.
-매카트니의 공연은 중앙부 또한 전석 좌석제이다-
여태껏 갔던 다른 공연과의 차이점이라면
전석 좌석제가 아니었을까.
공연을 관람하는 연령대를 고려한 현대카드의 선택인 것 같다.
-한껏 무르익은 공연의 분위기-
비교적 생소한 매카트니의 노래들은
비록 많은 사람이 따라부르진 못했지만
그의 뛰어난 음악성은
공연장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70대 노인임을 잊게 만드는 화려한 무대 구성과 재치있는 무대 매너,
그리고 시대의 코드를 뛰어넘은 그의 음악은
왜 비틀즈이며
자신이 왜 전설이라 불리는지
4만 관객 앞에서 마치 시위라도 하듯
공연 내내 모든 면에서 강력히 증명해 보였다.
비 내리는 날씨에 중앙 좌석의 관객들은 우비를 착용하였다.
조용히 흩날리는 빗방울은 매카트니의 음악에 한껏 정취를 더하였다.
비틀즈의 대표곡 'Let It Be' 가 흘러나오자
하나둘씩 핸드폰 플래쉬를 켜 반짝이는 장관을 연출해내었다.
현대카드 비틀즈 팬클럽에서 사전에 준비한 이벤트인데
렛잇비 이후 'Yesterday' 'Hey Jude' 등 비틀즈의 대표곡에서는
유감없이 자발적으로 플래쉬를 비추었다.
4만5천 관객이 일제히 흔드는 플래쉬는
마치 수없이 많은 별들이 반짝이듯 공연장 전체를 수놓았다.
무대에서 이 작은 별들을 바라보는 매카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
Let it be에 이어서 잠실벌에 울려 퍼진
'Wings'의 'Live and Let Die'
이 노래는 특별히 수없이 터지는 화려한 폭죽과 함께
공연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53년 만의 내한
제대로 달궈주시는 폴 할아버지.
-Hey Jude 떼창파트-
Hey Jude가 끝나고
무대 뒤로 들어간 폴 매카트니.
사람들은 헤이주드의 후렴구를 계속해서 따라부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앵콜에 화답한 폴 매카트니는
다시 무대 위로 올라와 즉흥적으로 후렴구에 맞춰 연주하였고
이어서 'Day Tripper' 'Hi, Hi, Hi' 'I Saw Her Standing There'
세 곡을 연달아 부른 뒤 다시 무대 뒤로 들어갔다.
하지만 우린 아직 그토록 염원하던 마지막 마스터피스를 듣지 못했다.
모두의 가슴 속에 간절한 하나의 노래.
우리는 'Yesterday'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이윽고 태극기와 유니언기를 들고 무대 위로 올라온 매카트니.
-전광판 속 태극기가 펄럭인다-
그렇게 다시 올라온 매카트니는
통기타 한대를 들고 깊이 있는 목소리와 함께
세기의 명곡 'Yesterday'를 연주하였고
이어서 비틀즈의 노래
'Helter Skelter' 'Golden Slumbers' 'Carry That Weight' 'The End'
를 연달아 부른 뒤
다시 만나자는 한마디와 함께 무대를 떠났다.
The Beatles로 시작해 Wings를 거쳐 Paul McCartney에 이르기까지
전설의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매카트니의 내한.
그에게 어떠한 찬사가 아까울까.
철저한 자기관리와
깊이를 더해가는 음악성.
누가 예술가는 죽어야 전설이 된다고 하였는가
내 눈앞에 서 있던 거대한 무언가는
전설이 아니고서야 무엇이겠는가?
시대를 열었고
시대를 풍미하였으며
시대를 초월하는
위대한 거장에게 박수와 존경을.
2015. 05. 02 'Paul McCartney'내한공연
-The End-